많은 분량으로 정말 오랫동안, 질려가며 읽은 책이다. 이 책의 끝 장을 보았다는 점에서 나 자신이 너무 뿌듯했다.
책 내용을 살펴보면..
우선 우리가 알고 있듯이 열하일기는 박지원이 청나라 건릉황제의 70세 축하사절단에 끼여 중국 열하에 다녀온 내용을 적은 여행기이다. 이 중에 호질, 허생전, 양반전, 광문자전, 방경각외전 같은 우리가 중고등학교 시절에 많이 접한 소설들이 이 책안에 수록되어 있다.
연암은 실학파의 대표적 인물로서 이러한 소설들을 근간으로 하여 당시 조선 주류사회를 비판하였다. 열하일기는 26권 10책으로 구성된 매우 방대한 책이다.
잘될 놈은 떡잎부터 알아본다 했던가!! 3개월의 지루한 읽기끝에, 얻은 댓가도 그리 좋지 않았다. 내가 고등학교 이후에 별 생각없이 지냈던 연암의 소설 작품 등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상기했다는 점을 제외하고, 리좀 또는 천의고원이라 칭할 만 하다는 열하, 그리고 그곳의 유목민 연암 박지원. 그러나.. So What?? 유목민이기에 연암의 풍자의 해학 그리고 문제반정을 이끌 수 있는 힘이 있었다는 것인가?
나는 사실 연암 시대에 대해서 잘 모른다. 연암에 대해서도 물론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당시의 사회시스템 속에서 문제반정이나 열하일기와 같은 텍스트나 도저히 불가능했는지, 리좀과 노마드로 인해 발생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좀 의문이다. 사실 들뢰즈 철학으로 연암을 본 것인지, 역으로 연암으로 들뢰즈를 해석하고 있는 것인지 잘 판단이 서지 않았다.
Rewriting Classic 시리즈란 말답게
고전의 것을 다시 현실로 불러들이는 시도는 정말 멋진 것이다. 그것만으로도 이 책의 의미는 충분하다고 생각된다. 이론을 공부할 때면 그 자체가 너무 현실과 괴리되어 있어 공부가 새삼 허무하고, 무의미하게 느껴지곤 하니까.. 또한 현대적 시각에서 과거를 이해할 수 있다는 것 또한 멋진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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