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은 정복해야 하는 것.
행복이란 것이 저절로 찾아드는 것이 아니라, 노력 끝에 얻어지는 것이란 의미에서 저자는 행복의 '정복' 이라고 책이름을 지었다고 한다.
행복도 정복해야 하는 것. 지금의 어려움을 이겨내고 나면 내게 저절로 찾아올 것이라고 믿고, 미래의 행복을 위해 현재의 만족을 유예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는 것을 제목으로 말해준다.
마음에 갈등이 많고, 미래가 막막할 때 읽으면 참 도움이 되는 책이다. 그리고 현재 내가 처한 상황과 경험치에 따라 나에게 깊게 와 닿는 문장이 매번 다른 그런 책이다. 나이가 들수록 더 밑줄 칠 부분이 많아지는 책이다. 고전의 진가를 깨닫게 하는 책이다.
책의 구성은 참으로 단순하다. 첫째 장은 ‘행복이 당신을 떠난 이유’, 둘째 장은 ‘행복으로 가는 길’이다. 지금 왜 내가 행복하지 못한지를 분석하고, 다시 행복해지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가 이 책의 주요 구성이다.
불행의 원인을 분석하고 이에 맞서면 행복할 수 있다고 얘기하는 듯한 도전적인 구성방식이다. 암튼 체계적으로 정리하기 어렵고 매우 추상적이기만 한 ‘행복에 이르는 길’을 이렇게 단순화할 수 있는 것은 이 책이 ‘보편적 진리’에 닿아 있기 때문일 것이다.
행복의 원인은 무엇일까? 갈망하는 것을 얻고 집착을 버리는 것
책의 앞 부분에서 러셀 자신의 행복 원인을 정리했다. 러셀의 삶이 점점 즐거워지는 것은 자신이 가장 갈망하는 것을 파악해서 손에 넣었고, 본질적으로 이룰 수 없는 것들은 깨끗하게 단념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자신에 대한 집착을 버린 것이 이런 삶을 가능케 한 근본 원인이라고 설명한다.
1장부터 좀 비호감이다. 여기에 실망해서 책읽기를 중단하면, 정말 좋은 기회를 버리는 것이, 좀 더 인내심을 가져줄 것을 부탁드린다.
서문 격인 1장은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다시 읽게 되면 뭔가 결론을 얻는 느낌이 날 것이다. 자기기만, 자기도취로 인해 나의 욕망에만 집중하는 것. 외부세계에 무관심하고, 자신의 이기심을 충족하고 내가 상처받지 않는 것에만 관심을 집중하면 결코 행복할 수 없다는 것을.
우리가 지금 행복하지 못한 이유
현재 행복하지 못한 이유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사례를 들어 설명한다. 경쟁과 성취감, 권태로움의 해방과 자극추구, 걱정과 두려움. 질투, 무의식적 죄의식에서 나오는 불안감. 자신을 비난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피해망상, 사회인습과의 불협화음 등의 문제의 이면을 분석하고 어떻게 극복해야 하는지에 대해 적었다.
이 책이 1930년에 발행되었는데, 당시에 나열한 사례들이 마치 지금 일어나는 현상들과 같다. 지금 내가 처한 어려움. 이미 오래전부터 많은 사람들이 겪었던 것이니, 너무 크게 생각 말고, 담대하라고 말해주는 것 같다.
행복하기 위해 우리가 할 일은?
그럼 행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것은 2장의 답이다. 폭넓은 관심분야를 가질 수 있는 열정, 서로 생명력을 주고받는 사랑, 자녀에게 권력적이지 않은 부모의 사랑, 일하는 즐거움, 노력과 체념 사이의 적절한 선택 등이 그것이다.
글로 쓰고 보니, 참으로 행복이 만만해 보인다. 짧지만 지나온 내 삶을 반추하면서, 나는 이 책을 통해 중용의 덕을 찾자고 다짐했었다. 한 가지 것에 집중해서 다른 것들을 보지 못하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말자고.
얼마 전 다시 이 책을 읽으면서 나의 피해망상에 대해 깊이 의심해보았다. 적잖은 회사생활을 하는 동안, 남들이 나에 대해 뭐라 하는지 그리 개의치 않고 지냈던 것 같다. 모두 나를 좋게 보진 않았지만, 그에 대해 전전긍긍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작년 여름쯤 괜스레 나에 대해 왈가왈부할 것 같은 불쾌한 느낌을 떨쳐버릴 수 없었다. 비록 나 역시 다른 사람들에 대해 입방아를 찧더라도, 나를 헐뜯는 것을 억울하게 생각하는 비합리적 태도 같은 것 말이다.
어렵고도 무서운 인간관계 속 멘탈지키기
러셀은 자신을 결점이 없는 사람으로 봐주기를 바라기 때문에 나오는 태도라고 진단한다. 그러면서 이런 일에 대해 다음의 4가지 원칙에 입각해서 나 자신을 다스리라고 충고한다.
첫째, 다른 사람이 비난한 내 생각과 행동의 동기가 내가 생각하듯 이타적인 것만은 아니었을 것이고,
둘째, 나의 장점을 과대평가하지 말라고 것이다.
셋째, 남들은 나에 대해 나만큼 큰 관심을 갖고 있지 못하며,
넷째, 나를 해코지하고 싶다는 생각을 가질 만큼 나에 대해 골몰하고 있지 않으니 그런 피해망상은 버리라고.
그의 명쾌하고 냉정한 정리를 읽고 있자니, 이런 생각들이 결국은 나의 이기심에서 나온 것 같다. 글을 쓰는 지금까지 모두 극복했다고 볼 수 없지만, 이번 독후감을 계기로 다시 한번 나를 다잡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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