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심리를 탐구하는 행동경제학
주식에 관한 조언 중에 “내가 좋아하고 자주 사용하는 제품의 주식을 사라”는 것이 있다. 내가 즐겨 사용하는 제품, 좋아하는 브랜드가 단순한 구매를 넘어 그 회사의 성장성에도 기여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개개인이 생각하는 최고의 브랜드는 과연 최고의 제품일까? 꼭 그렇지 않다는 것이 <브랜드 행동경제학을 만나다>의 결론이다.
행동경제학은 사람의 선택을 다루는 학문이다. 왜 그런 선택을 하는지에 대한 설명에는 사람의 이성적 판단과 함께 심리적 이유, 감성적 영역도 크게 존재한다.
이로 인한 인간의 비합리성, 불완전한 선택과 판단, 상황적 맥락에 따라 인간은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하게된다. 그 덕분에 브랜드는 성공하기도 하고 실패하기도 한다.
이 책은 행동경제학을 어떻게 브랜드 마케팅에 접목할 것인가를 안내한다. 민간기업의 홍보 담당자라면 많은 부분을 배울 수 있을 것 같다.
내가 가장 관심있게 본 것들은 다음과 같다.
첫째, 공급자 관점에서 만들어진 말, 소비자 관점에서 만들어진 말
1) 자동차 홀짝제에 관한 표현
- 생산자적 관점 : 홀수날에는 홀수차가 쉰다.
- 소비자적 관점 : 홀수날에는 홀수차가 간다.
2) 은행 이용시
- 생산자적 관점 : 현금 지급기, 지급 이자, 복권당첨금 지급 기간
- 소비자적 관점 : 현금 인출기, 수령 이자, 복권당첨금 수령 기간
3) 식당이용시
- 생산자적 관점 : 무엇을 드릴까요?
- 소비자적 관점 : 무엇을 드시겠습니까?
저자는 의도적으로 소비자적 관점의 언어를 사용하라고 조언한다. 그래야 생산자적 관점에서 소비자적 관점으로 인식이 바뀔 수 있고, 나중에는 자연스럽게 소비자(사용자) 관점의 사고를 하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둘째, 매몰비용 효과는 합리적 의사결정을 방해한다.
매몰비용효과는 이미 내가 투입한 비용, 시간, 노력 등 유무형의 자원이다. 이런 과거에 얽매이면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하기 어렵다는 의미이다.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하기 위해서는
1) 제로베이스에서 생각해야 한다. 만약 시간, 돈, 노력을 투자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동일한 선택을 할지 자문해 보는 것이다.
2) 과거보다는 미래 관련 정보를 의식적으로 찾도록 노력하라는 것이다. 실패에 대한 책임이 있는 상황에서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과거 행동을 합리화하려는 과거 지향적 합리성이 발동하여 미래보다는 과거 지향적 정보에 우선순위를 둔다고 한다. 사업에 실패한 채무자는 기존 대출금 회수를 위해 추가 대출을 한다. 오랫동안 임금을 받지 못한 노동자는 밀린 임금을 받고자 희망없는 회사에서 계속 일하는 경향이 있다.
3) 기회비용을 함께 고려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기존 프로젝트를 포기함으로써 지금까지 투자한 돈을 모두 날릴 것인지(확실한 손해), ‘모 아니면 도’라는 마음으로 더 큰 손해를 볼지, 아니면 이익을 낼지(확률적 이익)를 갈등하게 되는 것이다. 즉, 자신도 모르게 프로젝트를 중단하고 남은 돈을 새롭게 투자했을 때, 얻을 수 있는 <확률적 이익>이나 프로젝트를 계속 진행할 때 잃게 되는 <확실한 손실> 같은 기회비용을 고려하지 않는 편향적 사고를 조심해야 한다.
매몰비용 효과는 새만금 간척사업 자체에 대입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새만금은 30년 넘게 개발하고 있다. 새만금개발청, 새만금개발공사를 설립해서 속도를 높이기 전까지 지지부진한 상태를 이어갔다. 그 당시 새만금 개발을 계속 진행하기로 결정한 배경에는 매몰비용효과가 작용하지 않았을까 추측해본다.
세 번째 소비자의 신뢰를 얻는 법.
악평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100명이 불만을 느끼면, 이 중 32~36명은 같은 매장에 방문하지 않는다. 불만이 있는 고객 중에 기업에 직접 항의하는 고객은 6%에 불과하다. 가족, 친구, 동료에게 적극적으로 불만을 전하는 고객은 31%에 달한다. 불만고객 100명 중 31명은 적어도 90여명에게 불만은 전파하고 있다.
기업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불만 고객을 달래고, 나아가 충성고객을 만드는 것이다. 평소에 아무런 문제를 느끼지 않는 고객은 일반적으로 10%의 재구매율을 보인다고 한다. 불만을 말하러 온 고객을 진지하게 응대하면 그 중 65%가 다시 해당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를 이용한다고 한다.
15년간 미국에서 자동차를 1만 3천대를 팔아 세계 최고의 자동차 판매왕으로 등극한 조 지라드(Joe Girard)의 ‘250의 법칙’. 한 사람의 고객을 감동시키면 250명의 고객을 추가로 불러올 수 있고, 한 사람의 신뢰를 잃으면 250명의 고객을 잃게 된다는 법칙이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고객과 적극적으로 대화하는 것, 위기 상황에서 잘못을 빨리 인정하고 사과하는 방법 등이 고객의 신뢰를 얻기 위해 중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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