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일하는 한국의 상사원들을 중심으로 한 소설. 중국에서 공부하는 조카와 중국인 애인, 상사원이 소개해 중국으로 가게된 한국인 의사. 그리고 함께 비즈니스를 하는 일본인, 프랑스인...
인물들이 처한 다양한 상황을 통해 중국의 속사정을 상세히 알 수 있다.
실제로 태국을 여행할때나, 이곳 호주에서 만나는 중국인들과 정글만리 속에 나오는 중국의 문화에 대해 물어보면 고개를 끄덕인다. 중국을 잘 알고 있는 나에게 급 호감을 표시한다. '런타이둬'를 속삭이며 함께 웃기도 한다.
호주의 서양문화 속에서 살다보니 일본인이나 중국인은 매우 친밀하게 느껴진다. 일본인과는 중국애들에 대해 조악한 패션이나 무매너에 대해 뒷담화하고, 중국인들과는 일본의 경제하락 등을 얘기한다.
함께 대화하기 어려운 것은 역사문제.
서로들 너무 다르게 인식하고 있는 듯하다. 마치 종교얘기가 금물이듯이 역사를 논하는 것은 그만 헤어지자는 뜻으로...
지난해 업무를 하면서 <아시아 패러독스>라는 것을 본 적이 있다. 한중일 사이에 다방면에서 교류협력이 증가하고 있지만 정치적인 갈등은 더욱 커지는 것을 말한다.
일상생활 속에서 만나는 평범한 한중일 사람들 조차도 상대국과 내 나라의 과거문제에 대해 자유롭게 얘기할 수 없는 상황을 보면, 역사문제가 해결되지 않고는 아시아 패러독스는 영원할 것이라는 것을 느낀다.
그런 면에서 2차대전에 대한 독일인의 자세는 참으로 나이스한 것이었다.
이 책은 3권으로 되어 있지만 읽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진 않는다. 무엇보다 중독성 때문. 책을 읽기 시작하면 열일 제쳐놓게된다. 잠도 안자게 된다. 배도 안고프타ㅎㅎ 그만큼 내용이 흥미롭고 재미있다.
한 인터뷰에서, 조정래는 이 글을 쓰기 위해 20년간 준비했다고 했다. 20년간 8번의 중국행, 중국기사 스크랩이 90권, 읽고 추린 책만 80권이란다. 조정래는 글을 쓰는 노력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내 육신이 날아가거나 땅속으로 가라앉는 것 같아 ‘내일 아침에 못일어날지도 모른다’는 공포감을 느끼면서도 계속 글을 썼습니다. 중1인 큰손주에게도 ‘이 할아버지는 수백 번씩 죽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속에서도 글을 쓴다. 뭐든 그렇게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노력 속에 나온 것이 그의 소설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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